얼마 전 남편이 세미나 참석으로 오랜만에 명동 쪽에 올 일이 있었다.
세미나에 참석해 저녁식사 후 집으로 퇴근하기 위해 명동에서 광역버스를 타려던 때,
유명 백화점들의 요즘 시즌 시그니처인 크리스마스 장식과 트리가 눈에 들어왔나보다.
나에게 연락해 매일 퇴근할 때 이런 멋진 구경을 하는거냐면서
아이들도 구경 시켜주면 정말 좋아 할 것 같단다.
빨리 집에나 오지 뭐 그런걸로 연락을 하냐고 핀잔을 줬지만
남편은 영락 없는 애들 바보 아빠다.
나는 매일 출퇴근 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아 예쁘다!' 라고 혼자만 보고 감탄만 할 뿐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은 사실 하지 못했었다.
다행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아빠가 있다는게.
나는 정말이지 빵점짜리 엄마인 것 같다.
어쨌든 주말 저녁마다 "오늘 가볼까?" 하며 상황을 봤는데,
계속 일이생겨 어쩔 수 없이 미루다가 2주만에 성사 된 서울 크리스마스 야경 투어!
야경이라 아이들 지치지 않게 토요일 오전에는 늦잠도 자고 할 일도 하다가
오후 3시 반 경 따뜻하게 챙겨입고 느즈막히 출발했다.
주말 서울 시내는 당연히 차가 막히고 붐빌 것을 예상한 우리 가족은
차없이 광역 버스로 서울 크리스마스 야경 투어를 나서기로 했다.
그런데 둘째 딸이 이런 나들이 경험이 코로나 상황 때문에 거의 전무하다시피해서
처음으로 타보는 광역버스가 조금 걱정 되었다.
하지만 씩씩한 우리딸 크리스마스 구경 간다니까 신이나서 그랬는지
매일 잘 자던 낮잠을 자지 않고 나온 바람에 버스에 타자마자 딥슬립!
버스에서 부터 사람이 많아서 언제 도착하냐고 떼쓰고 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안고가는 나는 힘든 것도 모를정도로 정말이지 너무나도 감사한 상황이었다.
역시나 7살 오빠는 종종 광화문에 있는 우리 회사 근처에 아빠랑 놀러와서
밥도먹고 어린이 박물관도 가고 해봐서 그런지 두 말 할 것 없이 의젓했다.
둘째의 첫 광역 버스 경험을 마치고 드디어 조계사 정류장에 하차했다. 식
당 예약 시간이 오후 5시인데 시내에서 엄청 막혀서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15분.
우리의 원래 계획 대로라면 4시 30분쯤 미리 도착해서
하리보 골드 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을 잠시 구경하고 식당에 갈 계획이었는데,
차가 밀려버린 바람에 식당 예약시간에도 맞출 수 없을 지경이라
하리보 전시회 관람 일정이 살짝 꼬였다.
결국 예약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식당으로 먼저 향했고
우여 곡절 끝에 밥을 먼저 먹고 본격적으로 야경 투어에 나선 시간은 오후 6시 30분.
하리보를 안좋아하는 어린이들은 없다고 내가 단언할 수 있을 만큼
아이들에게 하리보는 커다란 존재이다.
그렇기에 그냥 지나 칠 수 없어 하리보 전시회 장으로 먼저 발걸음을 했다.
이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은
갑자기 우리의 일정에 추가 된 이벤트였는데 추후 따로 포스팅 하겠다.
우리는 시티 투어 버스를 예약 한 건 아니었기에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기념전이 전시되고 있는 안녕, 인사동 건물에서 나와
조계사 정류장으로가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명동 쪽으로 이동 하기로 했다.
그런데 시내에서 집회가 아직 끝나지 않은 탓에 시내버스 알림판에
모두 '우회'라는 빨간 글자의 안내문이 떴다.
왠지모를 걱정스런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려던 찰나 다행히 162번 버스가 도착했다.
오늘 우리 둘째는 참 여러가지 경험을 하는 것 같다.
162번 버스는 신세계 백화점과 롯데 백화점 사이 정류소에서 정차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발디딜 틈 없이 바글바글 했다.
몇 년만에 보는 광경인지!
여유롭게 명동과 회현동 그리고 을지로를 구경하겠다는
우리의 야심찬 계획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많은 인파로 인해
아이들과 동행한 우리는 야경 구경을 위한 장소를 한 곳으로 결정해야만 했다.
그러면서 다음 번엔 꼭 서울 시티투어 버스 야경 코스를 예약하리라 마음 먹었다.
서울시티투어버스 : 코스 및 이용방법 |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웹사이트 (visitseoul.net)
버스에서 내려서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을지로 쪽을 집중 구경하기로 결정 했다.
신세계 백화점 앞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 바로 앞까지는 못가 볼 것 같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아쉬운 마음에 멀리서 한 컷 찍어 보았다.
사람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겨우 촬영을 한 후 걸어서 롯데 백화점 쪽으로 이동 했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 장소였다.
두 아이 모두 화려한 장관에 눈을 떼지 못했다.
큰 아이도 매번 낮에만 다녀갔지 저녁에 나들이는 처음이라 매우 신이난 눈치 였다.
인산인해로 발디딜 틈 없어 제대로 된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지만,
우리 가족 눈에 고스란히 담아 본 크리스마스 야경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으로 오기 위해 버스에 타서 창문 넘어로 보이는 전체 야경을
아쉬운 마음에 올려본다.
아빠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이번 나들이도 대성공인 것 같다.
집에와서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뿌듯하고 따뜻했다.
나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고 남편처럼 좀 더 아이들과 가족을 생각하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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